새차, 이렇게 사면 바가지는 안쓴다.
유학생 케어 중에 자동차 구입만큼 신경이 많이 쓰이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발에 땀나게 무빙세일 따라 다니면서 200-300불 아껴봐야 자동차 구입하면서 2,000-3,000불 비싸게 주고 나면 푼돈 아낀거 말짱 도루묵 되는거구요, 또 쓰린 속이 계속되다보면 학업과 신앙생활에도 영향을 줄 뿐아니라 미국생활 전반에 대한 회의로까지 나가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요.
어떻게 새 차를 구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그리고 적어도 바가지는 안쓰고 구입하는 것인가에 대해서 간단하게 정보를 나누고자 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입니다. 한가지 이해를 부탁드릴 것은, 중고차의 경우는 워낙에 상태가 다양해서 이 글에서 설명하는 방식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거라 중고차 구입은 해당이 되지 않음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구체적인 내용에 들어가기 앞서 자동차 구입시 꼭 기억하셔야 할 원칙을 하나 강조하고 싶은데요.
“돈이 없어 차를 못사지, 차가 없어 차를 못사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보통 차를 사는데 바가지를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충분한 사전 조사없이 급한 마음에 이 차가 아니면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서 발생하는 것인데요. 세상은 넓고 차는 많다는 생각으로 급할수록 마음을 느긋하게 먹으면서 사전조사를 철저히 한 후에 정작 차 구입은 한 나절에 처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자,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어떤 분야든 돌아가는 원리를 알면 그 다음 디테일들은 쉽게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자동차 구입도 마찬가지인데요. 딜러에서 새차 구입시 몇 가지 알고 계셔야 할 상식적인 사항이 있습니다.
- 새 차는 다 똑같다: 중고차는 복걸복이라고 하지만 새 차는 모델과 trim이 같으면 다 똑같습니다. 가장 싼데서 사는게 장땡이구요, 절대 한 딜러에 집착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정기적으로 서비스 받을 곳에서 사야하지 않겠어”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새 차인 경우 서비스나 워런티는 어디로 가도 상관없습니다.
- 딜러는 이미 주차장(lot)에 주차되어 있는 차만 가격을 깍아줄 수 있다: 딜러가 자기 주차장에 가지고 있는 차들은 딜러가 현금 지불하고 사와서 가지고 있는 차들이 아닙니다. 딜러도 우리처럼 monthly finance charge를 내가면서 차를 “빌려”가지고 있는 상태인데요. 팔리지 않고 주차장에 오래 있으면 있을수록 손해인거라 이미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차를 훨씬 싸게 줄 수 있습니다. 결국 이 말은 색상이나 옵션 때문에 공장에서 특별히 주문해서 기다려야 하는 경우에는 제값을 다 주고 사야한다는 것입니다. 최대한 싸게 사고 싶으면 딜러가 이미 가지고 있는 stock내에서 고르셔야 하고 색상같은 것은 한두가지에 고집하기보다 풀벌레색깔이 아니면 다 괜찮다하는 식의 마음을 가지는게 딜을 수월하게합니다.
- 새 차는 월말이나 분기(quarter)말에 구입한다: 딜러쉽은 인센티브로 움직입니다. 그리고 그 인센티브는 판매량에 따라 결정되는데요. 모든 메이커가 다 그러진 않겠습니다만, 인센티브 계산방식은 보통 이렇게 결정됩니다. 예를 들어 6월달에 한 딜러가 20대를 팔았고, 7월달에 30대를 팔면 보너스로 차 한대당 100불씩 더 준다 이런식인데요. 만약 딜러가 7월28일까지 28대를 팔았다면 남은 3일의 기간동안 2대를 더 팔기위해 똥줄이 타게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2대만 더 팔면 3,000불을 더 받게 되는 거니까요. 이 경우 딜러는 남은 2대는 손해를 보면서 팔더라도 목표량을 채우고자 노력하게 됩니다. 월말에 목표량을 채우고자 노력하는 딜러를 찾는 것이 차를 싸게 사는 한 방법입니다.
- 딜러와의 대면접촉 시간을 최소로한다: 딜러들은 사람 상대하는데 있어서는 전문가입니다. 한 두마디 던져서 “간”을 본 후에 가장 적절하다 생각하는 방식으로 공략을 하기 마련인데요. 누구든 이들과 계속 이야기하다보면 휘둘리게 마련입니다. 또한 시간이 길어지면 한국인의 특성상 미안해서라도 한 딜러에서 차를 사야겠다 싶은데요. 이런저런거 다 피할려면 전화, 팩스, 이메일로 중요한 것은 다 끝내고 딜러쉽에서 보내는 시간은 최소한으로 하셔야 합니다.
- 현금이 장땡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현금이 왕이다고 생각하셔서 딜러에게 cash deal을 강조하면 싸게 살 수 있다고 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도 그랬습니다) 현금 deal은 오히려 싸게 사는데 별로 도움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딜러의 경우 차값에서 돈이 남지 않으면, 할부를 알선하고 kickback이라고 하는 소개료라도 은행에서 받아야 하는 것이거든요. 처음에 네고할때는 cash deal인지, finance인지 말하지 않고, 전체적인 차값에 집중한 후에, 그 후에 가격 결정후에 finance여부를 상의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이상의 5가지를 기본적인 상식으로 깔구요. 편의상 제가 2007년 여름에 구매했던 현대 소나타를 기준으로 실제적인 구매 과정을 하나하나 짚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차종 선택: 차종은 워낙에 개인적인 선호도가 있는거라서 따로 설명드릴게 없습니다만, 각각의 세세한 옵션을 하나하나 다 지정해야 하는 토요타보다, 각 trim 별로 옵션이 90% 대동소이한 혼다나 현대가 딜하기가 수월합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한 번 선택한 차종과 trim-level은 일단 딜하는 과정에 들어가면 바꾸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소나타 2007년 GLS, automatic을 하겠다고 하면 그것 하나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좋은게 좋은거라고 계속 차를 보다보면 집중력이 떨어지구요, 우리의 사전조사가 부족해서 비싸게 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보험회사선택: 보통 차 사는 것에만 집중하지 보험을 미리 사는 것은 별로 신경을 안쓰는데요. 우리가 선정한 차에 따라서 대략 어느 정도 보험료가 나오는지 미리 발품을 팔아서 알아보고 보험 agent를 선정한 후에 차 구입시 전화 한통화로 차량 고유번호인 vin number만 알려주면 보험이 가입되어서 그날 바로 차를 몰고 올 수 있도록 조치를 해둬야 합니다.
- 기준가격조사: Fitzmall이라구요, http://www.fitzmall.com 정가에 자동차를 판매하는 매릴랜드 지역의 딜러가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다 들어가 있는데요. 이 곳에서 원하는 차종의 MSRP, Invoice 가격, 그리고 internet price를 조사하게 됩니다. 이 딜러가 판매하면 internet price로 구입을 하게되면 적어도 바가지는 안쓰는거구요. 우리는 이보다 더 낮은 가격을 목표로 설정하게 됩니다.
- 실제 판매가 조사: Edmunds.com에 각 차종별 price paid and buying experience 포럼이 있습니다. http://townhall-talk.edmunds.com/direct/view/.ef17997/ 이 곳에서 최근에 판매된 소나타 2007년 GLS, automatic 가격을 조사하게 됩니다. 각 지역에 따라 가격 편차가 있게 마련인데요. MSRP/Invoice 기준으로 rebate 포함해서 어느 정도 빠지는지 가격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2007 GLS/Automatic의 경우 $19,480이 destination charge 포함된 MSRP인데요. Rebate 포함, $ 13,500불에서 $16,000불 사이에 가격이 형성되었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14,500 + TTL (tax, title, license)면 적당하겠다하는 target price를 잡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말 완전 대박으로 싸게 사겠다가 아니라, second best or third best of the month 정도면 좋다고 하는 마음을 가지는게 중요합니다.
- 딜러 재고현황조사: 각 자동차 메이커 사이트에 들어가면 자신의 zipcode 기준으로 반경 100마일 정도의 딜러쉽 정보를 조사할 수 있고, 또 딜러 사이트에 들어가서 딜러가 가지고 있는 현재 재고 현황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칼촌의 경우 휴스턴, 오스틴까지 포함하면 현대 자동차의 경우 총 13군데의 딜러가 경합을 하고 있는데요. 칼촌의 Garlyn Shelton, 헌츠빌의 Hillcrest, 콘로의 Wiesner가 상대적으로 가깝고, 휴스턴에는 Hub, Hub Hyundai of Katy, Sterling Mccall, North Freeway, Ron Carter, Humble 등이 있습니다. 동쪽으로 오스틴쪽으로는 South Point, Capitol, Round Rock이 있구요.
이들 사이트에 들어가서 소나타 GLS 오토가 현재 재고가 몇대 있는지 확인을 하게 되면요, 어떤 딜러는 20대 가까이 어떤 딜러는 딸랑 2개 이런식으로 다른 현황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중 보유 대수가 많은 딜러를 기준으로 (앞서 말씀드린것처럼 딜러의 특성상 자기가 가지고 있는 차를 더싸게 줄 수 있습니다) 엑셀파일에 정리를 하시고 각 딜러별로 가장 맘에 드는 자동차를 하나 찍어서 자동차 고유의 vin 넘버나 dealer stock number를 적어둡니다 (첨부한 엑셀파일참조). 그리고 이제 전화, 혹은 이메일, 팩스를 이용해서 보유대수가 가장 많으면서 칼촌에서 가장 먼 딜러부터 시작해서 연락을 취하는데요.
- 딜러와 컨택: 우리가 상대해야 할 사람은 그냥 일반 딜러가 아니라 internet sales manager나 sales manager입니다. 각 딜러 웹사이트에 보면 정보가 다 나와있는데요.
전화를 하셔서 대략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면 됩니다.
나: Hi. Can I speak to the sales manager or internet sales manager? I am going to buy a car today.
그리고 바꿔주면요:
나: I am ready to purchase 2007 Sonata GLS automatic today, if the price is right. Are you interested in winning my business today?
딜러: Of course.
나: I’ve searched your website, and it seems like you have many Sonata GLS in stock. I am particularly interested in the stock number 12345, but I am open to any other suggestions, when it comes to color and minor differences. I am a busy person, and so are you. So, let’s make this as efficient as possible. What’s your best offer for 12345 or something similar?
딜러: Let me see what I can do for you. Can I call you back in five minutes?
나: Sure. Again, I’m going to buy this car today if the price is right. And remember you’re competing against twelve other deals in the greater Houston area, so make your first offer the best offer. Talk to you soon.
이 경우 반응이 대체적으로 두개로 나옵니다. 하나는 전화상으로는 가격을 줄 수 없다 일단 내려와라 하는 경우구요 (내려오면 구워 삶겠다), 하나는 정말로 살꺼냐라고 묻는 건데요.
여기서부터 심리전입니다. 첫번째의 경우는 “You’re losing a business today. What a shame. If you change your mind, give me a call at 979…, but be quick. I won’t be waiting that long” 이라고 하시면서 딜러로 하여금 불안감을 조성하시구요. 두번째의 경우는 “Again, I am a busy person, and I am not idling away my time here. If the price is right, we have a done deal. I don’t think you want that Sonata sitting in your lot another month or two”이라고 하시면서 반드시 살 것임을 강조하셔야 합니다. 딜러에게 한 번은 속아달라고 요구하는거죠.
이렇게 2-3군데 연락을 하면 한군데는 대략 우리가 원하는 타켓 가격에 가깝에 가격을 제시하는데요. 일단 한군데서 전화를 받으면 그 가격을 바탕으로 아직 전화하지 않은 다른 딜러에 전화를 걸어서 가격을 매칭시킬 것을 요구합니다.
나: Hi. I am interested in purchasing 2007 Sonata GLS/automatic, the stock 12345. Is it still available?
딜러: Yes, it is.
나: What’s your best offer for that? I currently have an offer from Dealer A that they’re willing to sell an exactly same model/trim at $15,000. Can you beat that price? If you can, we have a deal today.
이렇게 대화를 계속해서 진행하시구요. 만약 휴스턴쪽 딜러가 가격이 좋으면 휴스턴쪽 딜러를 경쟁시키면서 동시에 오스틴쪽 딜러에 전화를 걸어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나: Hi. I am about to leave to buy a Sonata 2007, GLS/automatic today. It looks like you have an exactly same one in your lot. Let me see, yeah, stock number 77777. The dealer A in Houston offered a price of $15,000 +TTL, but if you can offer a really good price, I am more than willing to change my direction to Austin. Are you interested in it? If so, make your first offer the best offer so that I can drive straight down to Austin.
이 정도 되면 휴스턴이나 오스틴 쪽 딜러가운데 타켓 가격 14,500불 정도를 맞춰주는 딜러가 나오게 마련입니다. 그럼 딜러에게 팩스나 이메일로 방금 말한 가격을 보내달라고 요구하시는데요. 그 이메일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내용은 다음의 4가지입니다.
vin number; stock number; MSRP; Offer price
Vin number를 줄 수 없다고 하면 가는길에 자동차 보험을 들어서 가자마자 차 pick up해올거라고 하면 거진 다 vin number를 주게 됩니다.
이 내용을 이메일이나 팩스로 받으시면요. 이제 우리 동네의 현대 딜러에게 가게됩니다. 가시기 전에 우리가 받은 가격과 같은 trim/option이 동네 딜러에 있는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시고 없다면 비슷한 것으로 찾아서 출력해서 같이 들고 가시구요. 가서는 긴말할 것 없습니다.
“I am on my way to Austin/Houston to purchase 2007 Sonata GLS/automatic at Dealer A, but I want to give you an opportunity to beat their price and win my business. How does that sound?”
라고 하시면서 이메일/팩스+딜러에 있는 자동차 stock info를 보여주면 됩니다.
그러면 일단 앉으라고 하면서 테스트 드라이브를 해보라고 할텐데요. 우리는 가격만을 중요시 여기기때문에 테스트 드라이브는 하지 않습니다. “The Feel of Wheel Seals the Deal”이라고 일단 새차의 냄새와 핸들의 느낌을 접하게 되면 인간의 마음은 늘 약해지는거거든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무기는 언제고 일어나서 갈 수 있는 것밖에 없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테스트 드라이브는 필요없다고, 가격이 되는지 안되는지만 알려달라고, 가격이 되면 지금 바로 사는거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시구요. 가격을 맞춰주면 동네 딜러에서 사시면 되고, 만약 그 가격엔 절대 안된다고 하면 우리가 잘 사긴 하는거구나 만족하며 원래 offer를 받았던 휴스턴/오스틴/헌츠빌/Conroe에 위치한 딜러에 가면됩니다.
가격을 받은 딜러에 가셔도 긴장의 끈을 늦추시지 말아야 하는데요. 만약 융자를 받는거라면 이자율 가지고 장난을 치기도 하고, 혹은 그 차가 방금 팔리고 없다는 식의 뻥을 치기도 할텐데요. 단호하게 강하게 나가셔야 합니다. 한국서 오신 분들이 융자를 얻는 경우는 거의 없기때문에 융자에 대해서는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을꺼구요. 중요한 것은 paint protection이니 fabric protection이니, extended warranty니 하는 것들 절대 사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은 필요하다면 나중에 더 싸게 다른 딜러쉽에서도 살 수 있는 것들이구요. 우리는 차와 그 가격, tax, title, license에만 신경쓰면 됩니다.
새차의 경우 다른 딜러쉽에서 사도 택스는 텍사스 전체가 6.25%로 똑같구요. 여기에 100-200불 하는 등록비, 30-40불 하는 deader inventory fee, 그리고 50-100불하는 doc preparation fee가 붙게됩니다. Doc preparation fee는 빼주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처럼 차를 싸게사면 잘 안빼줍니다. 이렇게 가격을 확인하시고 사인을 하면 딜러들이 알아서 등록해서 번호판 집으로 보내주구요, 차를 산 그 날은 당장 타고 올 수 있게 임시번호판을 제공해주구요.
한가지 중요한 것은 그 날 바로 몰고 올 수 있기 위해서는 사전에 보험 agent의 정보를 알아서 그 날 바로 전화로 보험가입후에 팩스로 확인서를 딜러에 보내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다 끝나는거죠.
“차 사줘서 고맙긴한데, 넌 다음부터 우리 딜러쉽에는 오지마라.” 제가 차를 살때마다 듣는 말인데요. 썩 기분이 좋은 농담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적어도 바가지는 안썼다는 증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