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2012

한국인들의 7가지 실수


한국인들의 7가지 실수


한국인으로서 미국에서 일하다보면 - 특히, 대한민국이 그나마 강하다고 자처하는 IT 분야에서 - 어쩔 수 없이 한국에서 오는 비즈니스맨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원래 알던 분들이 미국에 출장온다거나, 또는 미국에서 사업을 하겠다고 시장조사를 오신다거나, 아니면 아는 사람들의 소개를 통해서 만난다거나...아마도 나는 한달에 3-4명의 새로운 한국 비즈니스맨들을 이메일/전화/미팅을 통해서 알게되는거 같다. 거기다가 모든 한인들이 살면서 일생에서 한번은 거친다는 LA라는 지리적인 특색을 감안하면 더욱 더 많은 한국분들을 알게된다.

실로 LA에 살면서 그동안 나는 많은 한국 비즈니스맨들을 - 한국에서 미국으로 오시는 - 만날 기회가 있었다. 경영인, 창업가, 언론인, 영화배우, 운동선수, 식당업, 제조업, 농수산물 등등의 분야에서 나름대로 세계라는 무대를 대상으로 바쁘게 사시는 분들이며 모두 나름대로 배울 점들이 많은 분들이다. 이 분들을 만나면서 내가 느꼈던 한국인들이 비즈니스를 하면서 고쳤으면 좋은 점 7 가지를 여기서 한번 나열해 본다. 물론, 이 리스트는 나의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리스트이기 때문에 굳이 남들의 동의를 구하지는 않지만 거의 10년 이상 우리나라 분들과 같이 일을 하면서, "와..내가 미국인이었다면 이럴땐 정말 황당해할거 같다."라는 생각을 하게되는 순간들을 모아놓은 케이스들이다.

1. 이메일 계정 -언젠가 한국에서 꽤나 잘나간다는 신문사 기자를 미국에서 만난적이 있다. 그의 명함에 기재된 이메일은 bonjoureverybody@xyz.com 이었다. 몇주후에 만난 한 벤처기업 마케팅 이사의 이메일은 bestandhappy@wxy.com이었다. 무슨 특별한 뜻이 있냐고 물어보니 "항상 최선을 다해서 주위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자는 뜻입니다."라고 아주 자랑스럽게 말을 하더라 - "이거 생각해낸다고 정말 고민 많이 했어요."라는 말도 함께. 이 분이랑 같이 미국 회사 중역들과 미팅을 하였는데, 명함의 이메일을 보고 황당해하는 그 미국인들의 표정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미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이메일 주소는 무조건 이름을 사용해라. 왜 그러냐고 묻지도 마라. 그냥 무조건 자기 이름과 성을 가지고 이메일 주소를 만들어라. 이건 너무나 기본적인 이메일 원칙이며, 미국인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비즈니스맨들이 이렇게 function하고 있다. 튀는것도 좋지만, 비즈니스를 하는데 있어서는 그냥 평범한 원칙을 따르는게 좋다. 괜히 말도 안되는 '튀는' 이메일 계정을 만들지 말고 그냥 누가봐도 무난하고 이름을 외울 수 있는 이메일을 사용해라. 나도 여러개의 이메일 계정을 가지고 있지만 모두가 kihong, khbae, kihong.bae, kbae 이런식으로 되어 있다.
유난히 아시아인들이 (특히 한국과 일본) 독특한 이메일 계정을 사용하려고 하는데 이런걸 볼때마다 미국인들은 많이 비웃고 우습게 생각한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언제 한번 관심을 가지고 9시 뉴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봐라. 10명 중 9명의 기자들은 손발이 오그라드는 이메일 계정을 가지고 있을것이다. 특히나 언론인들은 이런걸 좀 자제해주면 좋을거 같다.

2. 회사 이메일 - 할리우드로 진출하고 싶어하는 한국의 한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사장과 함께 LA에서 미팅을 한적이 있다. 아직 생긴지 얼마 안되는 회사라서 명함은 준비가 안되었는데 뭐 미국에서의 명함은 한국에서와 같은 절대적이고 serious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건 그다지 상관이 없었다. 그런데 그 사장이 미팅을 하였던 미국인의 명함에 적어준 본인의 이메일은 xyz@paran.com이었다. 파란을 당연히 모르는 미국인은 "파란"이 모기업의 이름이냐고 물어봤는데 내가 미쳐 중간에 끊어서 답변을 하기전에 그 사장이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아뇨, 파란은 그냥 웹메일입니다. 회사 메일이 있는데 그냥 귀찮아서 잘 사용안합니다."
미팅이 끝나고 밖으로 나오면서 나는 그 사장한테 그게 귀찮아서 명함에 파란 메일을 박아서 다니려면 그냥 짐싸서 집에 가라고 했다. 이건 너무나 당연한건데 아직도 한국에서 오시는 비즈니스맨들을 보면 hotmail, hanmail이나 gmail을 명함에 박아서 다니시는 분들이 너무나 많다. 물론, 아직 법인 설립을 하지 않았거나 회사 이름을 정하지 않았다면 큰 상관은 없지만 대부분 거의 2-3년 이상 회사를 운영하신 분들이 이러니 참...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해보자. 내가 비즈니스 미팅에서 어떤 회사의 대표이사라는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의 회사 명함에 abc@hotmail.com이라는 이메일 주소를 보면 어떤 느낌을 받을까? 엉터리 회사, 사기꾼 또는 진지하게 비즈니스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3. CC: - 한국분들과 이메일을 하다보면 cc:의 개념을 잘 이해못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내가 메일을 보낼때 누군가를 cc: 하면 cc:된 사람도 계속 그 내용을 숙지하고 있어야한다는 의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이후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에 그 사람도 cc: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기도하다. 그러면 답장을 할때는 항상 reply all을 하는게 예의이다. 그런데 너무나 많은 한국 비즈니스맨들은 그냥 reply를 한다. 그러면 내가 또 다른 사람을 cc:해서 답장을 한다. 그러면 상대방은또 그냥 나한테만 reply를 한다.
분명히 이 사람은 cc:라는걸 모르는 사람일것이다. 정말 답답한 사람들이다.

4. 명함 - 실리콘 밸리에서는 명함을 아예 안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메일이 communication의 주 수단인 동네에서 명함을 굳이 가지고 다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떤 분들은 eco-friendly한 이유때문이라고도 한다). 설령 명함을 상대방한테 주더라도 그냥 한손으로 주는게 이 동네의 분위기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냥 명함을 던져주는 분들도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랑 일본 사람들은 명함을 무슨 목숨과도 같이 지키려고 하는 성향이 있다. 항상 명함을 무슨 신주모시듯 꺼내고, 두손으로 매우 반듯한 자세로 상대방한테 전달하는 경향이 있는데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된다. 그냥 한손으로 전달하면 된다.

5. 악수 - "두손" 전략은 비단 명함 전달에만 적용되는건 아니다. 악수를 할때도 한국분들은 굳이 두손으로 악수를 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반가움의 밀도를 표현하는거라고 하지만 괜히 미국에서는 이상한 오해를 살 수도 있으니 악수는 그냥 교과서에 나오는대로 한손으로 상대방의 손을 지긋이 잡아주면 된다. 그리고 악수를 하면서 쓸데없이 허리를 굽히거나 괜히 굽신굽신거리는 제스처를 취하지 않아도 된다.

6. 회사 연혁은 생략 - 한국 회사의 소개자료를 보면 항상 빠지지 않는게 있는데 바로 회사 창립일부터 현재까지 매년/매달 단위로 주저리 주저리 적어놓은 회사 연혁이다. 특히, 무슨 "중소기업청 이노비즈" 니 "대한민국 혁신벤처기업상" 등등 전혀 미국 비즈니스에 도움되지 않는 연혁들을 소개자료에 집어넣는 회사들이 있는데 미국 회사들은 이런 회사의 연혁을 주저리 주저리 회사 소개 자료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회사 경영진, 제품/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정도만 포함하면 된다.

7. 어설픈 영문 자료 - 이또한 매우 짜증나는 현실이지만 아직도 너무나 많은 한국 회사들의 영문 자료나 영문 웹사이트를 보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영문 표현들과 오타들이 수두룩하다. 어떤 회사는 보니까 회사 이름에도 오타가 있던데 한 1년 동안 그 틀린 글짜가 그대로 웹사이트에 올라가 있더라. 어차피 미국인이 아니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서 철자나 영문법 같은거야 틀릴 수 있다고 굳이 주장하시는 분들한테는 그러면 그냥 집으로 가시던지 아니면 준비가 된 후에 다시 미국으로 오시던지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영문자료는 주위에 영어 잘하는 사람이나, 외부 전문 기관에 돈 몇푼 주고 검토해달라고 부탁하면 되는건데 그런 기본적인 상식도 없는 분들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미국에 와서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려고 하는지 심히 의심스럽다.

위에 나열한 7가지 "mistake"들은 어떻게 보면 별게 아닐 수도 있다. 어떤 분들은 내가 이런 부분들을 지적하면 "너 지금 어릴때부터 외국살아서 영어 잘한다고 자랑하냐?"라고 비꼬면서 비아냥거리시는 분들도 있다. 과연 그런걸까? 솔직히 맞는 말일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그냥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인해서 발생하는 이슈들이고, 그렇다고 위에 나열한 7가지 실수들이 큰 계약의 성사를 방해하거나 회사를 하루 아침에 망하게하는 절대적인 deal-breaker 수준의 실수들은 아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은 다르다. 모든 일들에 있어서 "기본"이라는건 존재한다. 아무리 creativity와 differentiation이 요구되는 오늘날의 비즈니스 환경이지만 항상 변하지 않는 기본적인 비즈니스 에티켓들이라는건 존재하며, 미국에서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려면 이런 기본적인 rule들은 지켜져야한다는게 내 지론이다.





<한국인들의 7 가지 실수>라는 포스트를 보고 느끼는 바가 있어 메모. 글을 읽고 나서 보니 2010년 9월에 쓴 글인데 누군가 게시판에 이 글을 옮기며 다시 댓글이 붙고 있다. 제목이 좀 도전적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다시 쓴 제목은 "한국인이 미국에서 비즈니스하며 저지르는 흔한 실수"다. 그래도 여전히 논란은 남아 있지만 나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기에 옮기며 메모한다.

원문에서 필자가 미국 현지 경험을 기초로 한국인이 미국에 와서 비즈니스를 할 때 흔하게 저지르는 그리고 현지인들이 봤을 때 "What the hell..."이라고 할만한 것을 7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것이 많다.

1. 이메일 계정 - (생략...) 미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이메일 주소는 무조건 이름을 사용해라. 왜 그러냐고 묻지도 마라. 그냥 무조건 자기 이름과 성을 가지고 이메일 주소를 만들어라. 이건 너무나 기본적인 이메일 원칙이며, 미국인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비즈니스맨들이 이렇게 function하고 있다. 튀는것도 좋지만, 비즈니스를 하는데 있어서는 그냥 평범한 원칙을 따르는게 좋다. 괜히 말도 안되는 '튀는' 이메일 계정을 만들지 말고 그냥 누가봐도 무난하고 이름을 외울 수 있는 이메일을 사용해라. 나도 여러개의 이메일 계정을 가지고 있지만 모두가 kihong, khbae, kihong.bae, kbae 이런식으로 되어 있다.

공감한다. 내가 25살 때 처음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 대학교 전산실에 갔을 때 기억이 난다. 전산실에 계정(account) 신청을 해야 비로소 인터넷 접속 권한이 생겼는데 계정을 만드는 것과 동시에 이메일 계정이 생겼다. 아직도 기억나는데 계정을 만드는 규칙을 설명하는 종이에 인용한 글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이름을 먼저 적고 성을 적으세요 (ex : 홍길동이라면 "kildonghong"과 같이 계정을 만드세요) 이메일 계정은 kildonghong@***.ac.kr로 만들어 집니다."라는 설명이 기억난다. 당시 대부분의 계정은 이런 식이었다. 별명(nickname)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는 실명과 같은 인터넷 시절이었다.
하지만 이후 PC통신이나 인터넷 커뮤니티가 급성장하면서 계정이나 이메일에 별명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반면 비즈니스 영역은 훨씬 보수적이어서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여전히 자기 이름으로 이메일 이름을 사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비즈니스 영역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내가 알고 있는 많은 외국인들은 주 이메일 이름으로 특별한 별명을 사용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인용한 글의 필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비즈니스에서 별명보다 실명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물론 내 경우엔 외국인과 비즈니스 명함을 주고 받을 때 내가 오랫동안 온라인에서 사용한 별명이 있는 이메일 주소가 쓰인 명함을 준다. 
"블루문"이라는 내 닉네임은 검색엔진에서 검색해도 쉽게 내가 과거에 쓴 글이나 행적을 추적할 수 있다. david.lee@***.com이라는 영문 이름으로 만든 이메일 주소가 찍힌 명함도 있지만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특별한 경우일까? 아니다. 비즈니스로 만나는 사람에게 자기 사생활까지 공개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면 원글에서 말하듯 자기 이름으로 만든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는 게 좋다. 원문에서는 이메일 주소를 외우기 쉽다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 그것보다 온라인에서 활동한 영역을 구분하고 싶은 이유가 더 크다. 나는 비즈니스에서 만난 사람이 내 블로그에 와서 "이런 글도 쓰는군요!"라고 말해도 별 상관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이라 확신할 수 없다.   

2. 회사 이메일 - (생략)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해보자. 내가 비즈니스 미팅에서 어떤 회사의 대표이사라는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의 회사 명함에 abc@hotmail.com이라는 이메일 주소를 보면 어떤 느낌을 받을까? 엉터리 회사, 사기꾼 또는 진지하게 비즈니스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이건 정말 나도 자주 느끼는 편견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에 다니는 분과 만났는데 그 분의 이메일 주소가 포털 사이트라면 나도 "엉터리 회사, 사기꾼..."이라고 의심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런데 나는 지금 gmail.com을 주요 계정으로 쓴다. 내가 운영했던 회사가 있을 때도 이것을 주요 이메일 계정으로 사용했다. 원글 저자가 이야기한 이유를 몰라서 그런 게 아니다. 내가 다양한 목적으로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나는 순수하게 비즈니스 관계로 만나는 사람일 경우 회사 이메일 주소가 있는 명함을 줬다. 반면 비즈니스 관계로 만났더라도 앞으로 사회적 관계를 계속 맺고 싶은 사람에게는 gmail.com 이메일 계정이 있는 명함을 줬다.
왜 이런 짓을 한 것일까? 내가 지금 회사를 하고 있지만 이 회사가 언제 망할지 모른다. 내가 지금 이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언제 다른 회사로 갈지 모른다. 이런 상상을 하는 게 어려운가? 그래서 내가 경영하는 회사보다 훨씬 오래 살아남을 것 같은 포털 사이트에서 만든 이메일 계정을 소개했다. 내가 이 회사에서 오래 근무할 것 같지만 또한 언제 해고되거나 이직할 지 알 수 없고 그래서 나중이라도 나와 계속 연락할 수 있도록 포털 사이트에서 만든 이메일 계정을 소개했다. 그게 뭐 잘못되었을까?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내가 경험한 한 회사의 사장은 무역업을 주로 하는데 사업 특성상 온라인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홈페이지가 있기는 하지만 홈페이지에 회사 소개나 사업 영역이나 다루는 상품을 소개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이런 홈페이지를 만들고 운영하는데 비용이 들어가는게 아까울 뿐이다. 그 사장이 착각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홈페이지는 무용지물이다. 이런 사업 영역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의외로 아주 많다. 이런 사람들은 굳이 홈페이지가 아니라 블로그나 페이스븍과 같은 기존 서비스를 이용해도 충분하다. 
이런 사람들이 독립 도메인을 유지하고 회사 이메일을 가져야 할까? 물론 많은 사람들이 자칭 자기 사업을 한다면서 자기 회사 도메인으로 된 이메일 주소도 없다면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다. 아무리 온라인과 별 관계없는 일을 하더라도 최소한 회사 도메인 정도는 있어야지 않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 분명히 말하고 싶다, 바빠서 혹은 귀찮아서 회사 도메인과 웹 사이트, 이메일 주소를 안 만든 사람도 있다. 앞서 언급한 그 사장은 연간 800만 불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의 대표이사였다. 그가 이메일 주소 때문에 계약에 실패했다거나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3. CC: - 한국분들과 이메일을 하다보면 cc:의 개념을 잘 이해못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내가 메일을 보낼때 누군가를 cc: 하면 cc:된 사람도 계속 그 내용을 숙지하고 있어야한다는 의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이후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에 그 사람도 cc: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기도하다. 그러면 답장을 할때는 항상 reply all을 하는게 예의이다. 그런데 너무나 많은 한국 비즈니스맨들은 그냥 reply를 한다. 그러면 내가 또 다른 사람을 cc:해서 답장을 한다. 그러면 상대방은또 그냥 나한테만 reply를 한다.
분명히 이 사람은 cc:라는걸 모르는 사람일것이다. 정말 답답한 사람들이다.

이메일에서 CC는 Carbon Copy의 약자다. 한국말로 '참조'라고 사용된다. BCC는 Blind Carbon Copy의 약자다. 한국말로 '숨은 참조'라고 사용된다. Carbon은 요즘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먹지'다. 어떤 종이에 쓰인 내용을 복제하고 싶을 때 이 먹지(carbon)을 밑에 깔고 쓰면 아래에 쓴 내용과 같은 것이 쓰인다. 지금도 먹지는 계약서를 작성할 때 가끔 쓰이곤 한다. 은행에 가서 서류를 쓸 때나 신용 카드를 만들 때 가끔 볼 수 있다.
원글에서 지적한 내용은 "한국인"이나 "비즈니스"의 문제가 아니라 컴퓨팅이나 이메일 사용법을 잘 모르는 사람의 문제다. 이메일로 커뮤니케이션을 자주 해 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CC와 BCC의 사용법을 알고 있다. 그것조차 모르는 사람이라면 비즈니스 룰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컴퓨팅을 잘 못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이걸 비즈니스 문제로 말하는 것은 원글을 쓴 사람의 착각이 아닐까 한다.

4. 명함 - 실리콘 밸리에서는 명함을 아예 안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메일이 communication의 주 수단인 동네에서 명함을 굳이 가지고 다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떤 분들은 eco-friendly한 이유때문이라고도 한다). 설령 명함을 상대방한테 주더라도 그냥 한손으로 주는게 이 동네의 분위기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냥 명함을 던져주는 분들도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랑 일본 사람들은 명함을 무슨 목숨과도 같이 지키려고 하는 성향이 있다. 항상 명함을 무슨 신주모시듯 꺼내고, 두손으로 매우 반듯한 자세로 상대방한테 전달하는 경향이 있는데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된다. 그냥 한손으로 전달하면 된다.

명함을 어떻게 전달하는가는 문화적 차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오래전에 중국에 갔을 때 가게에서 현지인들이 돈을 점원에게 던지는 걸 보고 무척 놀란 경험이 있다. 몇년 전 일본에 갔을 때 편의점 점원이 거스름 돈을 주며 두 손으로 거스름돈을 받으려는 내 손을 감싸며 주길래 얼굴이 달아 오른 적도 있다. 중국은 돈을 주는 것은 내 부가 빠져나가는 것이라 생각하여 비록 거래 대금을 치르더라도 던져 버리는 게 행운이 빠져나가는 걸 막는다는 풍속이 있다고 한다. 일본의 경우 손님이 거스름돈을 떨어트릴까 염려하여 편의점 직원이 한 손으로 아랫쪽을 받치며 거스름돈을 준다고 한다. 

어떤 행동에 대해 이해할 생각없이 자기 문화에 기초하여 판단하면 괜한 오해가 생긴다. 그런데 원글에서 이해가 안되는 건 "어떤 사람들은 그냥 명함을 던져 주는 분들도 있다."는 부분이다. 내가 아는 문화권에게 자기 소개를 하며 명함을 던져도 상대방이 헛헛 웃는 경우는 본 적 없다. 원글 작성자는 책상 위에 명함을 놓는 것을 과장해서 표현한 게 아닌가 싶다. 진짜 명함을 던져 주는 사람이라면 그게 미국이든 한국이든 일본이든 "함 붙을래?"라는 표현 아닌가? 전 세계적으로 상대방에게 시비거는 기술은 거의 동일하다.



5. 악수 - "두손" 전략은 비단 명함 전달에만 적용되는건 아니다. 악수를 할때도 한국분들은 굳이 두손으로 악수를 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반가움의 밀도를 표현하는거라고 하지만 괜히 미국에서는 이상한 오해를 살 수도 있으니 악수는 그냥 교과서에 나오는대로 한손으로 상대방의 손을 지긋이 잡아주면 된다. 그리고 악수를 하면서 쓸데없이 허리를 굽히거나 괜히 굽신굽신거리는 제스처를 취하지 않아도 된다.

앞서 한 이야기와 같다. 우리는 고개와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방식이 한국의 고유한 문화라고 착각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고개와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것은 매우 글로벌한 방식이다. 믿을 수 없다면 대항해 시대의 유럽 문화를 보라. 모자가 유행하던 시기에 이들은 모자를 벗고 상대방에게 고개와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오히려 그런 과정없이 모자를 쓰고 고개만 까닥이는 문화는 신대륙에 국가를 건설한 미국 문화가 기원이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한 손으로 악수하는 건 미국식이다. 허리를 굽히고 두 손으로 악수하는 건 한국식 예의다. 미국식 입장에서 그런 행위가 스스로 낮추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면 어떤가? 그건 우리식으로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표한 것이다. 비즈니스에서 예의가 중요할 것 같은가? 내가 허리를 굽히고 두 손으로 악수를 했는데 내가 투자자라면? 

협상이 끝난 후에 상대방이 내게 두 손으로 악수하며 허리를 굽힐 지 모른다. 상대방은 그게 우리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을 지 모른다. 문화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굳이 상대방에게 불필요한 예의를 표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자기 중심적 사고다. 상대방은 좀 당황할 지 모르지만 그게 자신에 대한 예의 표현인지도 모른다. 악수할 때 두 손으로 잡는 것으로 시비를 거는 외국인이 있다면 한국인으로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게 맞다,

"저 분은 당신에게 깊은 존경을 표하는 겁니다. 그런데 돈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 외국인과 맞짱뜰 생각이 아닌 바에야 허리를 숙이고 두 손으로 악수하는 게 문제인가? 비즈니스에서 만남은 이명박이 일본에 가서 천황을 만나며 고개 숙이는 상황과 전혀 다르다.

6. 회사 연혁은 생략 - 한국 회사의 소개자료를 보면 항상 빠지지 않는게 있는데 바로 회사 창립일부터 현재까지 매년/매달 단위로 주저리 주저리 적어놓은 회사 연혁이다. 특히, 무슨 "중소기업청 이노비즈" 니 "대한민국 혁신벤처기업상" 등등 전혀 미국 비즈니스에 도움되지 않는 연혁들을 소개자료에 집어넣는 회사들이 있는데 미국 회사들은 이런 회사의 연혁을 주저리 주저리 회사 소개 자료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회사 경영진, 제품/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정도만 포함하면 된다.

"미국 회사들도 그렇게 주저리 주저리 늘어 놓은 회사 많이 봤습니다."라고 말하면 될까? 구글 회사 소개 페이지는 총 페이지 숫자가 얼마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그것도 구글 G메일 용량이 증가하든 가끔 찾아가보면 수시로 회사 소개 페이지가 증가하고 있다. 매년, 매월, 매일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걸 회사 소개 자료에 소개하는 게 무슨 잘못일까?
정말 잘못은 개발하지 않은 제품을 소개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파트너를 내세우거나, 없는 사람이 일하고 있다고 쓴 회사 소개 자료가 아닐까? 이건 한국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들의 문제다.

7. 어설픈 영문 자료 - 이또한 매우 짜증나는 현실이지만 아직도 너무나 많은 한국 회사들의 영문 자료나 영문 웹사이트를 보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영문 표현들과 오타들이 수두룩하다. 어떤 회사는 보니까 회사 이름에도 오타가 있던데 한 1년 동안 그 틀린 글짜가 그대로 웹사이트에 올라가 있더라. 어차피 미국인이 아니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서 철자나 영문법 같은거야 틀릴 수 있다고 굳이 주장하시는 분들한테는 그러면 그냥 집으로 가시던지 아니면 준비가 된 후에 다시 미국으로 오시던지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영문자료는 주위에 영어 잘하는 사람이나, 외부 전문 기관에 돈 몇푼 주고 검토해달라고 부탁하면 되는건데 그런 기본적인 상식도 없는 분들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미국에 와서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려고 하는지 심히 의심스럽다.

이건 정말 맞는 말이다. 외국에서 사업을 하고 싶고 해당 국가 언어로 웹 사이트나 회사 소개서를 만들었으면 만전을 기해야 한다. 비즈니스 용어나 표현이 잘못된 것을 오래 방치하는 것은 사업할 생각이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당연히 공감.

원글을 쓴 분이 당시에 어떤 생각으로 이 글을 썼는 지 모르겠다. 그러나 1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누군가 이 글을 부활시켰고 덕분에 나도 보게 되었다. 맞는 말도 있고 오해가 있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해외 사업을 하려는 사람이라면 이런 글을 숙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설마 저런 이유로 사업에 실패할까?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하찮은 이유로 사업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원글을 옮기며 글을 쓰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사업 아이템과 비전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기본을 몰라서 실패하는 사업이 없기 바라기 때문이다.


ps : 근데 무슨 메모가 이렇게 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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