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2012

종교인이 더 이타적일까?




한 연구에 따르면 종교적인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가장 잘 도와주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분야의 좀더 특이한 연구에 따르면 그런 이타주의가 항상 유효한 것인지에 의문을 품게 된다.

1970년대에 밀리킨 대학교의 고든 포브스(Gordon Forbes)와 그의 동료들은 어느 종교집단이 가장 도움을 많이 주고, 어느 종교집단이 가장 도움을 적게 주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종교를 가진 사람들에게 스스로를 선하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것은 별 의미가 없는 듯 했다. 다들 그렇다고 대답할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저명한 신학자에게 그 지역에서 가장 개방적인 교회 10곳과 가장 보수적인 교회에 10곳을 알려달라고 했다. 그리고 실험자들은 그 교회들의 일요예배시간에 교회 주위를 살금살금 돌아다니며 출입구와 주차장에 편지봉투를 떨어뜨렸다.


편지봉투에는 우표가 붙어 있지 않았고 수신인은 ‘프레드 거스리 부부’로 되어 있었다. 실험자들은 각각의 편지봉투가 개방적인 교회, 보수적인 교회, 성당 중 어디에 떨어졌던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수신인의 중간 이름에 표시를 해두었다. 약 40퍼센트의 편지가 돌아왔다. 원래 편지봉투에는 우표가 붙어 있지 않았으므로 편지봉투를 주운 사람들은 한 가지 선택의 기로에 섰던 셈이다. 그들은 편지봉투에 우표를 붙여 우체통에 넣거나, 수취인이 요금을 지불하도록 그냥 우체통에 넣을 수도 있었다. 가톨릭신자와 개방적인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 가장 관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이 보내온 편지봉투 중 각각 89퍼센트와 87퍼센트의 봉투에 우표가 붙어있었다. 반면 보수적인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 보내온 편지봉투는 단 42퍼센트만이 우표가 붙어 있었다. 연구자들은 이렇게 지적했다.

"보수적인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도 개방적인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나 성당에 다니는 사람들이나 성당에 다니는 사람들만큼 타인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다. 그러나 그들은 타인을 돕는 데 자신의 돈을 들이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종교적인 사람들의 이타성에 의문을 제기한 또 다른 연구가 있다. 1973년 프린스턴 대학교의 존 달리(John Darley)와 대니얼 뱃슨(Daniel Batson)은 종교와 이타주의에 대한 탁월한 논문을 발표했다. 그들은 신학도들에게 선한 사마리안인의 우화를 중심으로 설교를 준비해달라는 요청을 한다. 사마리아인의 우화에 따르면 강도를 당한 남자가 길에 쓰러져 있고 여러 사제들이 그 남자 곁을 지나치지만 아무도 그를 돕지 않는다. 결국 선한 사마리아인이 가던 길을 멈추고 그 남자를 돕는다. 설교 준비를 마친 신학도들은 자신들이 설교하는 장면을 또 다른 건물에서 녹화할 것이라는 말을 듣는다. 그들은 약도에 따라 녹화장소로 이동한다. 그들은 모르고 있었지만 사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실험자들이 관찰하고 있었다.

또 다른 건물로 이동하는, 그 짧은 여정에서 신학도들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남자(실제로는 배우)와 마주치게 된다. 출입문에 기대어 구부정하게 쓰러져 있는 남자는 머리를 축 늘어뜨린 채 눈을 감고 있다. 신학도가 자신의 앞을 지나칠 때 그 남자는 미리 연습해둔 대로 한 차례 신음을 내고 두 차례 기침을 했다. 실험자들은 신학도들이 자신이 설교하려는 내용을 실천에 옮길지 궁금했다. 자, 어땠을까? 놀라지 마시라. 선한 사마리아인에 대해 설교하러 가는 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절반 이상의 신학도들이 그 남자를 그대로 지나쳐버렸다. 어떤 신학도는 그 남자 위로 넘어가기까지 했다. 실험자들은 실험을 약간 수정하여 또 다른 신학도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녹화장소로 이동해야 한다고 일러주었다. 그러자 쓰러진 사람을 도와주는 신학도 비율은 단 10퍼센트로 떨어져 버렸다. 이 실험은 사람의 말과 행동이 어떻게 부조화를 이루는지, 삶의 속도가 인간의 배려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앞서 나는 <월드 인 액션>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각국의 정직성을 측정했다고 말했다. 그 프로그램의 제작자들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신뢰받는 사람들과 가장 신뢰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정직성을 비교하는 실험도 실시했다. 바로 목사와 중고차 판매상의 정직성을 비교해보았던 것이다. 최근 갤럽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59퍼센트의 사람들이 목사를 정직하게 평가하는 반면, 자동차 세일즈맨을 정직하다고 평가한 사람은 단 5퍼센트였다. 하지만 이런 믿음이 실제로도 유효할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어니스티(Honesty)’라는 가짜 가구회사를 만들어 목사들과 중고차 판매상들에게 회사 명의의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는 가구를 구입해주어 고맙다는 말과 함께 환불금으로 10파운드짜리 수표를 넣어두었다. 편지와 수표를 받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해당 회사로부터 아무 물건도 사지 않았다는 사실을 당연히 알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 중 몇이나 그 수표를 가로챘을까? 조사 결과 두 집단 사이에는 아주 작은 차이밖에 없어서 목사나 중고차 판매상이나 똑같이 약 50퍼센트 정도가 수표를 가로챘다.

출처: http://28boy.tistory.com/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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